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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누엘 레비나스, 타자의 윤리학 문득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시간과 타자(Le Temps et l'Autre)"를 펼쳐보았다. 레비나스에게 있어서 주체란 곧 책임이다. 책임은 '너'의 얼굴에서 나오며, 무한을 포괄하면서도 동시에 제한적이기도 하다. 그가 사용하는 책임이라는 개념은 기발하고, 매우 흥미로운 부분을 가지고 있다.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 Exupery)의 "어린 왕자(The Little Prince)"에서 나오는 '꽃에 대한 책임'은 책임에 대해 말할 때 즐겨 인용되곤 한다. 하지만 레비나스가 말하는 책임은 한 단계 더 위에 있는 것이다. "어린 왕자"에서의 책임은 길들임에 대한 책임이다. 생텍쥐페리는 길들임이 곧 관계맺음이며, 여기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말한다. 즉 이 책임은 이미 관계.. 더보기
잠수종과 나비 (Le Scaphandre Et Le Papillon; The Diving Bell and the Butterfly, 2008) 갑자기 찾아온 병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 한 남자. 는 세계적인 패션전문지 '엘르(Elle)'의 편집장이었던 '쟝 도미니크 보비(Jean-Dominique Bauby)'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줄리앙 슈나벨(Julian Schnabel)은 이 영화를 주인공의 시선으로 찍기 위한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다. 흐릿한 시선, 눈꺼풀의 깜빡거림, 그리고 어둠 등은 쟝 도미니크가 가졌을 심정에 보다 가깝게 다가가게 해준다. 원래는 화가였던 줄리앙 슈나벨은 화면구성에 있어 여지없는 실력을 보여준다. 작년에 한국에서, 올해는 중국에서 전시 중인 그의 미술작품들을 보면 그의 영화와 많이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1984년작 "Piston"은 흐릿하고 흔들린 시선을 담아낸 벨벳판화작품이며, 19.. 더보기